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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Jaume Pellicer 박사와 연구팀은 그랑드 테르(Grande Terre) 섬의 숲에서 작은 양치식물, Tmesipteris oblanceolata를 찾고 있었습니다.
이 식물은 키가 몇 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아 쉽게 눈에 띄지 않지만, 연구진이 실험실에서 분석한 결과 세계에서 가장 큰 게놈(genome, 유전체)을 가진 생물로 밝혀졌습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생물의 복잡성이 커질수록 유전체 크기도 증가할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이번 발견은 그 가설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Tmesipteris oblanceolata의 DNA 크기는 인간의 50배에 달하며, 기존에 가장 큰 유전체를 가진 것으로 알려진 Paris japonica(148억 염기쌍)보다 더 큰 160억 염기쌍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식물은 인간보다 훨씬 단순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엄청난 유전체를 가지게 되었을까요?
그리고 유전체 크기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요?
이번 연구는 생물학의 새로운 미스터리를 제시하며, 생명체의 진화 과정에서 유전체가 어떻게 변화하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단서를 제공합니다.

유전체 크기의 불가사의: 복잡한 생물일수록 더 많은 DNA를 가질까?
과거 과학자들은 생물의 복잡성이 증가할수록 유전체 크기도 커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20세기 중반 이후 연구 결과, 유전체 크기와 생물의 복잡성 사이에는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양서류(개구리, 도롱뇽), 폐어(lungfish)는 인간보다 훨씬 큰 유전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양파의 유전체 크기는 인간의 5배에 달합니다.
그리고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Tmesipteris oblanceolata는 인간보다 50배 많은 DNA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결과는 "왜 어떤 생물은 작은 유전체를 유지하고, 어떤 생물은 유전체를 계속 키워 나가는가?" 라는 새로운 의문을 던집니다.

유전체 크기는 어떻게 증가할까?
과학자들은 유전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커질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Tmesipteris oblanceolata의 거대한 유전체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분석했으며, 두 가지 주요 원인을 밝혀냈습니다.

1. 바이러스 같은 DNA가 유전체를 확장한다
생물의 DNA에는 레트로바이러스(retrovirus)와 같은 바이러스 유래 DNA 조각이 존재합니다.

이 바이러스 같은 DNA 조각들은 스스로 복제하면서 점점 더 유전체 크기를 증가시킵니다.
인간을 포함한 대부분의 생물도 이러한 DNA 조각을 가지고 있지만, 특정 생물에서는 압도적으로 증가하면서 게놈 크기가 급격히 커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2. 유전체 복제가 한꺼번에 이루어질 수도 있다
일부 생물은 유전체 전체를 복제하는 방식으로 게놈 크기를 키울 수 있습니다.

두 개의 종이 교배하여 하이브리드(hybrid) 후손을 만들 때, 두 부모의 유전체가 합쳐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결과, 후손은 두 배로 커진 유전체를 가지게 됩니다.
Tmesipteris oblanceolata의 경우, 바이러스 유래 DNA와 유전체 복제의 조합으로 인해 엄청난 유전체 크기를 가지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대한 유전체가 생물에게 주는 영향
그렇다면, 이렇게 큰 유전체를 가진 것이 생물에게 유리할까요, 불리할까요?

1. 너무 커진 유전체는 부담이 된다
유전체 크기가 커지면 생물체는 DNA 복제와 세포 분열에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합니다.

DNA가 많을수록 세포 크기가 커지고, 영양소 소비량도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유전체가 지나치게 커진 생물은 경쟁에서 밀려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2. 유전체 크기와 환경 적응력의 관계
진화 과정에서 대부분의 생물은 유전체 크기를 적절하게 유지합니다.

하지만 일부 생물은 특정 환경에서 유전체 크기를 계속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할 수도 있습니다.
연구진은 "Tmesipteris oblanceolata가 안정적인 환경에서 살아남았기 때문에 이렇게 거대한 유전체를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습니다.
유전체 크기의 한계는 있을까?
현재까지 발견된 가장 큰 유전체를 가진 생물은 Tmesipteris oblanceolata(1600억 염기쌍)입니다.
그렇다면, 유전체 크기에는 상한선이 있을까요?

Jaume Pellicer 박사는 "Tmesipteris oblanceolata의 유전체 크기가 물리적 한계에 가까울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다른 과학자들은 더 큰 유전체를 가진 생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합니다.

Brittany Sutherland 박사는 이렇게 말합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약 12,000종의 식물에서 유전체 크기를 측정했을 뿐입니다. 하지만 지구에는 40만 종 이상의 식물이 존재합니다.
우리가 발견한 것은 빙산의 일각일지도 모릅니다."

즉, 앞으로도 Tmesipteris oblanceolata보다 더 큰 유전체를 가진 생물이 발견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작은 양치식물이 던진 거대한 질문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복잡한 생물일수록 더 많은 DNA를 가질 것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이번 연구는 그 가설을 완전히 뒤집었습니다.
작은 양치식물 Tmesipteris oblanceolata가 인간의 50배에 달하는 거대한 유전체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은 생물학의 새로운 미스터리를 제시합니다.

이 연구는 단순히 가장 큰 유전체를 찾는 것이 아니라,
"유전체 크기가 생물 진화와 환경 적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합니다.

"유전체 크기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왜 어떤 생물은 유전체를 줄이고, 어떤 생물은 유전체를 계속 늘리는가?"

이 작은 양치식물은 과학자들에게 거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유전체 크기의 진화적 의미가 더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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